여름밤 호주 모기 전쟁, 바르는 기피제와 피우는 향(Coil) 리얼 후기

호주 모기향 Waxworks

호주 생활의 낭만은 ‘야외외 바비큐’라고 하죠? 하지만 현실은 고기 한 점 먹으려다 모기에게 내 피를 헌납하는 ‘수혈 파티’가 되기 십상입니다.
호주에서는 모기를 귀엽게(?) ‘모지(Mozzie)’라고 부르지만, 그 위력은 절대 귀엽지 않아요. 물리면 한국 모기보다 훨씬 가렵고, 붓기도 오래 가거든요. 심지어 ‘로스 리버 바이러스(Ross River Virus)’ 같은 질병도 옮깁니다.
오늘은 제가 울월스 모기약 코너를 털어서 직접 써본 바르는 기피제와 피우는 향의 장단점과 상황별 추천템을 정리해 드릴게요.

1. 국민 기피제 ‘에어로가드(Aerogard)’: 외출 필수템

호주 가정집에 하나씩은 다 있다는 파란색 통, 바로 ‘Aerogard(에어로가드)’입니다. 가장 무난하고 구하기 쉬워요.

스프레이형 (Spray): 칙칙 뿌리면 되니 편한데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게 반이라 아까워요. 그리고 특유의 알코올 냄새가 좀 독해서 숨참고 뿌려야 합니다.
롤온형 (Roll-on): 피부에 직접 문지르는 물파스 형태예요. 낭비가 없고 꼼꼼하게 발리지만 바르고 나면 끈적거리는 느낌이 싫어서 저는 발바닥이나 발목 위주로만 발라요.

– 현지인 꿀팁: 그냥 파란색 통 말고 ‘Tropical Strength(트로피컬 스트렝스)’라고 적힌 진한 남색이나 초록색 통을 사세요. 일반용은 호주 산모기(Bush Mozzie)한테는 간식 수준입니다. 강력한 걸 써야 안 물려요.

2. 강력한 한 방 ‘부시맨(Bushman)’: 샌드플라이도 잡는다

만약 캠핑을 가거나 물가(낚시)를 가신다면 에어로가드로는 부족합니다. 빨간색 통의 ‘Bushman(부시맨)’을 집으세요.
이건 DEET(디트) 성분이 고함량(40% 이상) 들어 있어서 냄새도 독하고 피부에 닿으면 화끈거릴 정도로 독해요. 하지만 효과 하나는 확실합니다. 호주 최악의 해충인 샌드플라이까지 막아주는 유일한 구세주죠.

주의! 플라스틱이나 안경테를 녹일 수 있으니 선글라스나 시계에는 닿지 않게 조심해야 해요. 아이들에게는 절대 금물!

호주 모기향 Waxworks

3. 피우는 향 ‘모기향(Coils)’: 바비큐 파티의 수호신

야외 테이블에서 밥 먹을 땐 몸에 바르는 것보다 공간을 방어하는 게 낫더라고요. 한국에서도 익숙한 초록색 나선형 코일입니다. 울월스에서 ‘Mortein‘이나 ‘Waxworks‘ 브랜드를 주로 팔아요.

장점: 발 밑 테이블 아래에 피워두면 다리를 집중 공격하는 모기들을 쫓아내는 데 최고입니다. 특유의 타는 냄새가 호주 캠핑의 냄새 같아서 저는 오히려 좋더라고요.
단점: 바람 부는 날엔 연기가 다 날아가서 효과가 0입니다. 그리고 두 개 겹쳐진 거 떼어낼 때마다 자꾸 부러져서 성질 버리기 딱 좋아요. 조심조심 떼세요!

4. 잘 때는 무조건 ‘플러그인(Plug-in)’ 쓰세요

바르는 건 끈적이고, 피우는 건 화재 위험 때문에 잘 땐 못 쓰죠. 침실에는 콘센트에 꽂아 쓰는 ‘Liquid Vaporiser(액체형 전자 모기향)’가 정답입니다.
Mortein Peaceful Nights‘ 제품을 추천해요. 냄새도 거의 없고 켜두고 자면 밤새 “윙~” 소리에 깨서 불 켜고 박수 칠 일이 사라집니다. 호주 창문 방충망이 낡아서 구멍 난 곳이 많거든요. 심지어 저희 집에는 방충망이 없어서 이거 없으면 저는 잠 못 잡니다.

호주 액체형 전자 모기향 Mortein Peaceful Nights

5. “설마 물리겠어?” 했다가 응급실 갈 뻔했던 경험담

작년 12월 한여름 친구들과 시드니 북쪽으로 글램핑을 갔을 때예요. “호주 모기 별로 없던데?” 하고 반바지 차림으로 그냥 숲속을 걸어 다녔죠.
그날 저녁 다리가 미친 듯이 가려워서 봤더니 종아리에만 20방 넘게 물려 있더라고요. 모기가 아니라 샌드플라이였던 거죠. 한국 모기 물린 거랑은 차원이 달랐어요. 물집이 잡히고 열이 나면서 다리가 퉁퉁 부어오르는데 긁다가 피가 철철 나고 진물까지 났습니다. 결국 약국 가서 항히스타민제 사 먹고 스테로이드 연고 바르며 2주를 고생했어요…
그 뒤로는 차 조수석 서랍에 무조건 ‘부시맨 젤’을 넣어 다닙니다. 여러분, 호주 벌레 무시하면 저처럼 피 봅니다.

6. 결론: 상황별 승자는?

정리해 드릴게요. 마트 가서 고민하지 말고 이렇게 담으세요.

1. 가벼운 공원 산책: 파란색 Aerogard (끈적임 싫으면 스프레이)
2. 낚시/캠핑/등산: 빨간색 Bushman (샌드플라이 방어용)
3. 야외 바비큐: 발밑에 Coil(모기향) 피우기
4. 침실 수면용: 벽에 꽂는 Plug-in

올여름은 부디 긁지 말고 흉터 없는 매끈한 다리로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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