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생활의 시작이자 끝은 ‘호주 마트 장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특히 치솟는 호주 물가 속에서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야 하는 우리 주부들에게 마트 선택은 전략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13년 차 시드니 주부로서 호주 마트 양대 산맥인 울월스(Woolworths)와 콜스(Coles)를 철저하게 해부해 보겠습니다.
가격, 품질, 포인트 제도까지 꼼꼼하게 비교해 드릴게요.

1. 초록색(Woolies)이냐, 빨간색(Coles)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한국에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있다면, 호주에는 울월스(Woolworths, 애칭: 울리스 Woolies)와 콜스(Coles)가 있습니다.
시드니 어느 동네를 가든 두 마트중 하나는 꼭 있거나, 쇼핑센터 양 끝에 자리 잡고 있어요.
호주 이민 초기에는 “그냥 집 가까운 곳이 최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살림 13년 차가 되고 보니 두 마트는 미묘하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더군요.
어떤 날은 울월스를 가야 하고, 어떤 물건은 콜스에서 사야 이득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호주 물가가 무섭게 오를 때는 두 마트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식비를 꽤 절약할 수 있습니다.
자, 지금부터 현지 주부의 시각으로 냉정하게 비교해 보겠습니다.
2. 라운드 1: 가격(Price) 비교 – 과연 누가 더 쌀까?
가장 궁금하신 부분이죠. “그래서 어디가 더 싼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본가는 비슷하지만, ‘세일 품목’에 따라 승자가 매주 바뀐다”입니다.
기본 식료품 가격 (우유, 빵, 달걀)
호주 마트 물가의 기준이 되는 $3짜리 식빵, $3~5짜리 우유(2L/3L), $5~6짜리 달걀(Cage Free) 등의 기본 생필품(Staples) 가격은 두 마트가 짠 듯이 똑같습니다.
한쪽에서 우유 가격을 10센트 올리면, 며칠 뒤 다른 쪽도 똑같이 올립니다. 이를 ‘Price Matching’이라고 해요.
따라서 빵, 우유, 밀가루 같은 기본 재료만 산다면 영수증 합계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할인의 법칙: ‘반값 세일(1/2 Price)’의 비밀
진정한 승부는 매주 수요일에 시작되는 ‘스페셜 카탈로그’에서 갈립니다. 호주 마트 세일은 매주 수요일에 시작해서 다음 주 화요일에 끝나요.
두 마트 모두 매주 수천 개의 상품을 할인하는데 여기서 ‘반값(1/2 Price)’ 품목이 서로 다릅니다.
동시에 똑같은 브랜드의 같은 상품을 반값 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그래서 저는 매주 화요일 저녁에 미리 앱으로 두 마트의 전단지(Catalogue)를 훑어보고 이번 주에 각 마트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할 지 결정합니다.
세탁세제, 샴푸, 영양제, 과자 등은 절대 정가 주고 사지 마시고 50% 할인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쟁여두는 것이 호주 생활의 기본입니다.
3. 라운드 2: 품질(Quality) 비교 – 신선함의 승자는?
가격이 비슷하다면 품질은 어떨까요? 여기서부터는 개인적인 경험과 주변 주부들의 의견이 갈리지만 대체적인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일 & 채소: ‘Fresh Food People’의 명성?
울월스의 슬로건은 “The Fresh Food People”입니다. 이름값을 하듯, 전통적으로 채소와 과일의 신선도는 울월스가 아주 조금 더 우세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특히 매장 조명이나 진열 방식이 울월스가 좀 더 식욕을 돋우게 되어 있고 유기농 브랜드인 ‘마크로(Macro)’ 라인의 채소들이 상태가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콜스도 최근 몇 년간 신선 식품에 투자를 많이 해서 격차가 거의 줄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보카도나 잎채소(시금치 등)는 울월스에서 실패할 확률이 더 적었습니다.
정육(Meat): 고기 퀄리티와 가성비
고기는콜스(Coles)의 손을 들어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콜스의 소고기(Beef)는 ‘Graze’ 같은 자체 브랜드 퀄리티가 꽤 훌륭하고, 스테이크용 고기나 로스트용 덩어리 고기 세일을 자주 합니다.
호주산 소고기의 냄새에 민감한 한국 분들도 콜스 고기는 괜찮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 또한 소고기는 콜스에서 주로 구매하는 편이에요.
반면 울월스는 소시지나 양념된 고기(Marinated Meat) 종류가 다양해서 BBQ를 하거나 캠핑 갈 때 장보기 좋습니다.
베이커리 & 델리: 쿠키와 로스트 치킨 대전
• 콜스: 쿠키의 제왕입니다. 콜스 베이커리 코너에 있는 ‘초콜릿 칩 쿠키(Flat ones)’는 가성비 최고 간식으로 유명합니다.
빵 종류도 콜스가 조금 더 다양하고 저렴한 느낌입니다.
• 울월스: 케이크 류(치즈케이크, 머드케이크)가 맛있고 매장에서 직접 굽는 빵 냄새가 아주 좋습니다.
• 로스트 치킨(Hot Roast Chicken): 호주 국민 저녁 메뉴인 뜨끈한 치킨구이는 두 곳 다 비슷합니다.
다만 늦은 저녁에 가면 ‘떨이 세일’을 하는데, 이때 콜스가 가격을 더 시원하게 깎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4. 라운드 3: PB 상품(자체 브랜드) 전쟁
한국의 ‘노브랜드’처럼 호주에도 마트 자체 브랜드(PB)가 있습니다.
고물가 시대에 이 PB 상품들은 빛과 소금 같은 존재입니다.
울월스 에센셜(Essentials) vs 콜스 브랜드(Coles Brand)
패키지 디자인만 다를 뿐, 내용물은 거의 비슷합니다. 파스타 면 $1, 참치캔 $1.10등 가성비가 엄청나죠.

한국 주부들이 선호하는 PB 아이템 추천
• 울월스: ‘Macro’라는 유기농/건강 라인이 아주 강력합니다.
유기농 닭고기, 글루텐 프리 파스타, 건강 과자 등은 울월스 Macro 제품이 종류도 많고 품질도 훌륭합니다.
저도 Macro 오가닉 견과류, 곡물류, 간식 등을 자주 구매해요.
• 콜스: ‘Coles Finest’라는 프리미엄 라인이 꽤 괜찮습니다.
특히 냉동 피자나 디저트류, 파스타 소스 등은 레스토랑 못지않은 맛을 냅니다.
그리고 콜스 PB ‘모짜렐라 치즈’가 떡볶이에 넣었을 때 더 잘 늘어난다는 소문(?)이 있어요.

5. 라운드 4: 포인트 제도 (Loyalty Program) – 이게 진짜 돈이다
사실상 두 마트의 승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울월스 ‘에브리데이 리워즈(Everyday Rewards)’
• 색깔: 주황색 카드
• 특징: 2,000포인트가 모이면 $10 할인을 받거나 콴타스(Qantas) 항공 마일리지 1,000점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 장점: ‘부스터(Booster)’라고 해서, 앱에서 “누르면 포인트 10배” 같은 이벤트가 자주 뜹니다.
포인트 모이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요. 한국 갈 때 쓸 콴타스 마일리지 모으시는 분들은 무조건 울월스입니다.
콜스 ‘플라이바이스(Flybuys)’
• 색깔: 파란색 카드
• 특징: 2,000포인트가 모이면 $10 할인 (Coles Dollars) 또는 버진(Virgin)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 가능합니다.
• 장점: 제휴처가 많습니다. Kmart, Target, Bunnings, Officeworks 등 호주의 주요 쇼핑몰에서 모두 적립 가능해요.
생활 전반에서 포인트를 긁어모으기에는 플라이바이스가 유리합니다.
• 강력 추천 혜택: 플라이바이스의 진짜 매력은 ‘주방용품 교환 이벤트’인데요.
1년에 몇 차례씩 일정 기간 포인트를 모으면 명품 주방용품(냄비, 칼, 밀폐용기, 와인잔 등)으로 무료 교환해 주는 행사를 합니다.
저도 이 기간에 열심히 쇼핑해서 받은 고급 컨테이너와 와인 글라스를 집에서 아주 잘 사용하고 있어요.
돈 주고 사려면 비싼 제품들을 득템하는 재미가 쏠쏠하니 이 이벤트 기간을 절대 놓치지 마세요!
6. 라운드 5: 온라인 쇼핑 & 앱 편리성
트렁크 픽업(Direct to Boot)
제가 가장 애용하고 추천하는 기능은 바로 ‘Direct to Boot(다이렉트 투 부트 / Click & Collect)’입니다.
앱으로 장을 보고 픽업 시간을 정한 뒤 마트 주차장의 지정된 구역에 차를 대면 직원이 나와서 트렁크에 짐을 실어줍니다.
차에서 내릴 필요조차 없죠. 아이들이 동행하거나, 비가 오는 날, 혹은 마트에서 장 볼 시간조차 없을 때 정말 유용합니다.
이 서비스는 두 곳 다 훌륭하지만 앱(App)의 사용성(UI/UX) 면에서는 울월스가 조금 더 직관적이고 편리하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품절 시 대체 상품(Substitution)’ 설정도 울월스가 좀 더 세심하게 되어 있어요.
7. 시드니 주부의 최종 판결: 언제 어디를 가야 할까?
13년간 두 마트를 닳도록 다녀본 저의 결론은 “한 놈만 패면 안 된다”입니다.
상황별로 추천해 드릴게요.
• “나는 콴타스 마일리지를 모아서 비행기표를 사고 싶다” = 울월스 (Woolworths)
• “나는 유기농 제품과 아이들 건강 간식이 중요하다” = 울월스 (Woolworths)
• “나는 고기(스테이크, 로스트)를 자주 사 먹는다” = 콜스 (Coles)
• “나는 Kmart나 Bunnings도 자주 가서 포인트를 합치고 싶다” = 콜스 (Coles)
• “주방 살림(그릇, 냄비)을 공짜로 장만하고 싶다” = 콜스
저는 ‘수요일마다 두 마트 앱을 켜서 ‘반값 세일’ 품목이 많은 곳으로 간다.’가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호주 마트는 아는 만큼 돈이 보입니다. 오늘 저의 비교가 여러분의 알뜰한 호주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