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은행을 사용하면서 제일 어이없는 순간 중 하나는 바로 계좌 유지비가 나갔을 때입니다. 분명 내가 쓴 적도 없는 돈이 매달 꼬박꼬박 빠져나가고 있거든요. 항목을 보면 계좌 유지비, ‘Account Keeping Fee’ 또는 ‘Monthly Account Fee’라고 적혀 있어요.
한국에서는 통장 개설이나 유지에 돈이 드는 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러나 호주에서는 숨만 쉬어도 통장 유지비로 매달 $4~$6(약 5천 원) 정도가 나갑니다. 1년이면 무려 $60~$72, 치킨 두 마리 값이 그냥 사라지는 셈이죠.
오늘은 시드니 13년 차 주부로서 피 같은 내 돈을 지키고 은행 수수료를 ‘0원’으로 만드는 3가지 실전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1.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호주 은행
“어? 나 이번 달에 결제한 게 없는데 왜 $5이 빠져나갔지?”
호주에 처음 오신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범인은 바로 ‘계좌 유지비(Monthly Account Fee)’인데요. 호주의 대표적인 4대 은행(Commonwealth, Westpac, ANZ, NAB) 중 NAB를 제외한 은행들은 보통 매달 $4에서 $6 정도의 수수료를 떼어갑니다.
한국 은행 서비스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정말 이해 안 가는 문화죠. 은행이 내 돈을 맡아주면서 보관료까지 받다니요! 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듯 호주에 왔으면 호주 룰을 따라야 합니다. 다행히 이 수수료를 합법적으로, 그리고 아주 쉽게 면제받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2. 방법 1: ‘월 입금액(Deposit)’ 조건 맞추기 (Feat. 꼼수)
가장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은행들은 “우리 은행을 주거래로 써주면 수수료 안 받을게”라는 조건을 겁니다. 그 주거래 은행의 기준이 바로 ‘매달 일정 금액 이상 입금’입니다.
주요 은행별 면제 조건 (일반 입출금 계좌 기준)
• 커먼웰스 (Commonwealth Bank): 매달 $2,000 이상 입금 시 면제 (Smart Access 계좌)
• 웨스트팩 (Westpac): 매달 $2,000 이상 입금 시 면제 (Choice 계좌)
• ANZ: 매달 $2,000 이상 입금 시 면제 (Access Advantage 계좌)
월급이 없거나 $2,000이 안 될 때 해결하는 ‘현지인 꼼수’
“저는 학생이라 알바비가 적은데요?”, “전업주부라 수입이 없는데요?” 걱정 마세요. 여기서 말하는 ‘입금’이 월급(Salary)일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외부에서 들어오는 돈이면 다 됩니다.
[실전 꿀팁]
1. 본인 명의의 다른 은행 계좌에서 내 계좌로 $2,000을 보냅니다. 다른 은행 계좌가 없는 경우 친구 계좌에서도 가능합니다.
2. 입금 확인 후 다시 그 돈을 원래 계좌로 뺍니다.
3. 끝! 은행 시스템은 “아, 이번 달에 $2,000 들어왔네? 수수료 면제!”라고 인식합니다.
돈이 계좌에 머물러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인정됩니다. 저도 월급날 이 방법을 써서 모든 통장의 수수료를 항상 0원으로 유지하고 있어요.
3. 방법 2: 신분을 활용하라 (학생 & 청년)
호주 은행들은 미래의 고객인 학생과 청년들에게 관대합니다. 본인이 이 조건에 해당한다면 복잡한 입금 조건 없이 무조건 무료입니다.
학생증 업데이트의 중요성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어학원 등록 시) 비자 소지자는 ‘학생(Student)’ 신분으로 계좌를 열면 유지비가 면제됩니다.
• 주의할 점: 은행은 여러분이 언제 졸업하는지 자동으로 알지 못합니다. 학생 비자가 끝날 때쯤이 되면 은행 앱이나 지점에 방문해서 만료일(Expiry Date)을 업데이트해줘야 합니다. 이걸 깜빡해서 수수료가 빠져나가는 경우가 정말 많으니 꼭 체크하세요.
나이 제한 확인하기 (Under 25/30)
학생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어리면 면제해 줍니다.
• Commonwealth, Westpac, ANZ: 보통 만 25세 미만 (Under 25) 또는 만 30세 미만 (은행 상품별 상이)인 경우, 신분증만 제시하면 계좌 유지비가 무료입니다. 본인의 나이가 조건에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4. 방법 3: 애초에 ‘수수료 없는 은행’을 골라라
“매달 돈 넣었다 빼기도 귀찮고, 나이도 지났다!” 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애초에 유지비가 없는 은행을 쓰면 됩니다.
4대 은행 중 유일한 무료: NAB (National Australia Bank)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NAB는 ‘Classic Banking’이라는 기본 입출금 계좌에 대해조건 없이 계좌 유지비가 평생 무료($0) 입니다.
• 장점: 4대 은행이라 지점과 ATM이 많아서 편리한데 돈도 안 듭니다. 그래서 워킹홀리데이 온 분들이나 복잡한 게 싫은 분들에게 가장 추천합니다.
떠오르는 온라인 은행: ING, Up Bank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지점이 없는 온라인 은행이 대세입니다.
• ING Bank: ‘Orange Everyday’ 계좌는 조건 충족 시 수수료 무료는 물론, 해외 결제 수수료까지 면제해 줘서 인기가 많습니다.
• Up Bank: 앱 사용성이 좋고 유지비가 아예 없습니다. 송금 속도도 매우 빠릅니다.
5. 보너스 팁: ATM 수수료도 아끼려면?
계좌 유지비만큼 아까운 게 ATM 인출 수수료($2~$2.5)죠. 과거에는 자기 은행 ATM이 아니면 무조건 수수료를 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호주 4대 은행끼리는 ATM 수수료를 상호 면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즉, 내가 커먼웰스 카드를 가지고 있어도 눈앞에 ANZ나 Westpac 기계가 보이면 그냥 돈을 뽑아도 수수료가 ‘0원’입니다. 단, 사설 ATM이나 편의점 ATM은 수수료 폭탄이 나오니 절대 쓰지 마세요!
6. 아낀 돈으로 커피 한 잔 더 할 수 있어요
한 달에 $5, 별거 아닌 것 같지만 1년이면 $60입니다. 맛있는 플랫 화이트 커피를 12잔이나 마실 수 있는 돈이예요.
오늘 알려드린 3가지 방법 중 본인에게 맞는 것을 골라 당장 실행해 보세요.
1. 매달 $2,000 이체 자동 예약 걸어두기
2. 학생증 들고 은행 찾아가기
3. NAB나 온라인 은행으로 갈아타기
은행에 기부하는 돈을 멈추고, 그 돈으로 여러분의 호주 생활을 조금 더 윤택하게 만드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