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피쉬 앤 칩스 주문법과 메뉴 완벽 정리

호주 피쉬 앤 칩스

시드니의 눈부신 해변, 그곳에서 빠질 수 없는 낭만은 바로 갓 튀긴 호주 피쉬 앤 칩스를 먹는 순간이죠. 짭조름한 바다 냄새와 고소한 튀김 냄새가 섞이면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여행객이나 호주 새내기들이 처음 가게에 갔을 때 가장 당황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직원이 무심하게 툭 던지는 이 질문 때문이죠.
“Chicken salt or plain salt?”
“생선 튀김을 시켰는데 왜 닭고기 소금을 묻지?” “치킨 맛이 나는 건가?”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그냥 “Yes…”라고 얼버무린 적 없으신가요? 오늘은 호주 생활 3년 차 주부가 직접 겪으며 터득한, 현지인처럼 자연스럽게 주문하는 법부터 마트 추천템, 남은 튀김 심폐소생술까지 완벽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호주 피쉬 앤 칩스

1. 호주의 마법 가루 ‘치킨 솔트(Chicken Salt)’의 비밀

호주 피쉬 앤 칩스의 영혼은 생선이 아니라 ‘소금’에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치킨 솔트’입니다.
① 진짜 닭이 들어갔나요? 아니요, 놀랍게도 닭고기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과거에 ‘구운 닭(Rotisserie Chicken)’에 뿌려 먹기 위해 개발된 양념 소금이라서 이름이 그렇게 붙었을 뿐이죠. 지금은 모든 튀김 요리의 만능 조미료로 통합니다.
② 무슨 맛인가요? 소금에 마늘 가루, 양파 가루, 파프리카 가루 등을 황금 비율로 섞어 만듭니다. 색깔은 약간 형광빛이 도는 진한 노란색을 띠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입맛으로 표현하자면 라면 스프의 고급진 버전 혹은 치토스 가루 맛과 비슷해요. 감칠맛(Umami)이 폭발해서 한 번 맛보면 일반 하얀 소금은 싱거워서 못 먹습니다.
③ 현지인 주문 팁: 호주 사람 10명 중 9명은 무조건 치킨 솔트를 선택합니다. 욕심부려서 “Both(일반 소금 + 치킨 솔트 둘 다)”라고 하지 마세요. 너무 짜서 혀가 마비될 수 있습니다. 직원이 물어보면 망설이지 말고 “Chicken salt, please!” 라고 외치세요.
기념품 추천: 마트(Woolworths/Coles)에 가면 ‘Mitani‘ 브랜드의 치킨 솔트를 팝니다. 한국 갈 때 선물용으로 사가면, 삼겹살이나 계란 프라이에 뿌려 먹기 좋다며 인기 만점입니다.

호주 치킨 솔트 Mitani

2. 메뉴판 완전 정복: 생선, 도대체 뭘 골라야 할까?

성공적인 호주 피쉬 앤 칩스 경험을 위해선 생선 선택이 가장 중요합니다. 메뉴판에 적힌 낯선 영어 이름들, 특징별로 확실하게 구분해 드릴게요.
① 바라문디 (Barramundi) – ★추천
특징: 호주 원주민 언어로 ‘비늘이 큰 민물고기’란 뜻입니다. 호주를 대표하는 국민 생선이죠.
맛: 살집이 아주 두툼하고 식감이 부드럽습니다. 비린내가 거의 없고 담백해서 호불호가 갈리지 않아요.
가격: 조금 비싼 편이지만(약 $15~20),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아이들 먹이기에 최고입니다.
② 스내퍼 (Snapper, 도미)
특징: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맛입니다.
맛: 바라문디보다 살이 좀 더 단단하고 쫄깃합니다. 씹는 맛을 좋아하신다면 스내퍼가 정답입니다.
팁: 껍질(Skin)이 붙어 나올 수 있으니 싫으시면 미리 말하세요.
③ 플랫헤드 (Flathead, 양태)
특징: 호주 현지인들이 튀김용으로 가장 선호하는 생선 중 하나입니다.
맛: 크기는 작지만 살이 단단하고 달큰한 맛이 납니다. 길쭉한 모양으로 튀겨져 나옵니다.
④ 바사 (Basa)
특징: 메뉴판에 ‘Fish of the day(오늘의 생선)’라고 쓰여있고 가격이 싸다면? 99% 바사입니다.
맛: 베트남 등에서 수입한 냉동 메기류입니다. 살이 너무 부드러워 흐물거리는 식감입니다.
비추천: 가성비 메뉴지만, 미식 여행을 오셨다면 굳이 추천하지 않습니다.

3. 튀김옷도 취향대로: Battered vs Crumbed

생선을 골랐다면 직원이 또 질문을 던집니다. “How would you like that cooked?” 당황하지 말고 셋 중 하나를 고르세요.
– Battered (배터드): 밀가루 반죽물을 입혀 튀긴 것. 가장 클래식한 스타일입니다. ‘Beer Battered’라고 적혀있다면 맥주를 넣어 반죽해 더욱 바삭하고 풍미가 좋습니다. 겉바속촉의 정석이죠.
– Crumbed (크럼드): 빵가루를 입혀 튀긴 것. 일본식 돈가스나 생선가스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배터드보다 더 바삭하지만, 기름을 좀 더 많이 머금고 있을 수 있습니다.
– Grilled (그릴드): 튀기지 않고 철판에 구운 것. 다이어트 중이거나 튀김이 느끼해서 싫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보통 레몬과 허브를 뿌려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Barramundi, Beer Battered’ 조합을 가장 좋아합니다.

4. 시드니에선 ‘감자전’을 ‘Scallops’라고 부른다?

사이드 메뉴 주문할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메뉴판에 ‘Potato Scallops’라고 적힌 게 있을 거예요. “어? 관자(Scallop) 요리인가?” 하고 시키시면 안 됩니다.
이것은 감자를 얇게 썰어 튀김옷을 입혀 튀긴, 일종의 ‘감자튀김 전’입니다. 멜버른(Victoria주)에서는 ‘Potato Cakes’라고 부르지만, 시드니(NSW주)에서는 무조건 ‘Scallops’라고 부릅니다. 개당 $1.5 정도로 저렴하니, 감자튀김(Chips) 말고 이걸 간식으로 하나씩 사 먹는 것도 별미예요.

5. 식초(Vinegar)를 뿌린다고? ‘Malt Vinegar’의 매력

테이블에 보면 케첩 말고 갈색 액체가 담긴 병이 보일 거예요. 간장이 아니라 ‘Malt Vinegar(몰트 식초)’입니다.
영국 문화의 영향을 받은 호주에서는 갓 튀긴 뜨거운 감자튀김에 이 식초를 뿌려 먹습니다. 처음엔 “튀김이 눅눅해지게 왜 식초를?”이라며 의심했는데요. 막상 뿌려보니 식초의 산미가 기름진 맛을 싹 잡아주면서 풍미가 훨씬 살아나더라고요. 감자튀김의 절반은 치킨 솔트로, 나머지 절반은 식초를 뿌려서 드셔보세요. 신세계가 열립니다.

6. 시드니 주부의 리얼 경험담: “갈매기와의 전쟁”

지난 주말, 날씨가 너무 좋아 가족들과 본다이 비치 옆 잔디밭으로 피크닉을 갔습니다. 유명 맛집에서 30분을 기다려 산 호주 피쉬 앤 칩스 포장을 뜯었죠. 기름이 살짝 배어 나온 누런 종이 포장을 여는 순간, 고소한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하지만 낭만도 잠시, 어디선가 갈매기 특공대가 날아왔습니다. 호주 갈매기는 한국 비둘기보다 더 뻔뻔하고 무섭습니다. 제 아들이 감자튀김 하나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리며 “맛있겠다!” 하는 순간, 갈매기가 낚아채 갔어요. 아이는 울고, 어른들은 쫓아내느라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몰랐습니다.
주의사항: 야외에서 드실 땐 절대 음식을 머리 위로 들거나 던져주는 시늉을 하지 마세요. 순식간에 수십 마리가 몰려와 ‘히치콕의 새’ 영화를 찍게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지붕이 있는 테이블이나, 파라솔 아래에서 드시는 걸 추천해요.

호주 Birds Eye 브랜드의 냉동 피쉬 앤 칩스

7. 집에서 즐기는 마트표 피쉬 앤 칩스 (에어프라이어 꿀팁)

매번 사 먹기 비싸다면(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죠), 마트 냉동 코너로 가보세요. 퀄리티가 꽤 훌륭합니다.
– 추천 브랜드: ‘Birds Eye’의 ‘Barramundi’ 또는 ‘Whiting’ 제품.
– 조리법: 냉동 상태 그대로 에어프라이어 180도에서 15~20분 돌리면 파는 것 못지않게 바삭해집니다.
– 소스 만들기: 마요네즈 3스푼 + 다진 양파 + 다진 피클 + 레몬즙 + 후추 톡톡. 이렇게 섞으면 수제 타르타르소스 완성입니다.

8. 남은 튀김 심폐소생술

양이 너무 많아서 남겨온 피쉬 앤 칩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눅눅해져서 맛없잖아요? 이럴 땐 에어프라이어나 프라이팬을 쓰세요.
– 에어프라이어: 180도에서 5분만 돌리면 기름이 빠지면서 다시 바삭해집니다.
– 프라이팬: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약불로 천천히 구워주세요.
– 활용 팁: 남은 생선 튀김을 빵 사이에 넣고 타르타르소스와 상추를 넣으면 훌륭한 ‘피쉬 버거’가 됩니다. 다음 날 아침 메뉴로 딱이에요.

맺음말

호주라는 나라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해변에 앉아 현지인들 틈에서 피쉬 앤 칩스를 먹어보는 것입니다. 비싼 레스토랑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허름한 종이 포장에 담긴 투박한 튀김 한 조각이 주는 행복이 있거든요.
오늘 알려드린 대로 주문할 때 당당하게 “Chicken salt, please!” 를 외치시고, 갈매기 눈치 싸움에서도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시드니의 숨은 피쉬 앤 칩스 맛집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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